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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한겜 하실래요?

처음 당구장을 찾았을 때는 사실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 그냥 친구가 하자고 해서 따라간 정도였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당구대 위에 놓인 공들이 굴러가는 모습을 보며 ‘이게 그렇게 재밌나?’ 싶었는데, 큐대를 잡고 몇 번 공을 쳐보는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당구는 단순한 공놀이가 아니었다. 손끝으로 공을 밀어 보내는 순간의 감각,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공이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경쾌한 소리, 그리고 공이 정확히 원하는 지점으로 가서 목표를 맞출 때의 짜릿한 쾌감. 이 모든 게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다.

당구의 묘미는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을 맞추는 게 목표였지만, 점점 ‘어떤 각도로 쳐야 할까?’, ‘공이 쿠션을 맞고 어디로 튈까?’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고민 끝에 딱 맞는 샷이 들어가면, 마치 어려운 퍼즐을 풀어낸 것 같은 성취감이 밀려온다. 그 순간이 정말 짜릿하다.

또한, 당구는 혼자 해도 좋지만, 같이 하면 더 재미있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 자연스럽게 장난도 치고, ‘이렇게 쳐야 한다’며 서로 가르쳐주기도 한다. 당구장에서만 나오는 특유의 분위기도 있다. 공이 부딪치는 소리, 큐대를 다듬는 손길, 한 샷을 앞두고 숨죽이는 순간들. 뭔가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빠져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구는 배우는 재미가 있는 취미다. 처음에는 공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조금씩 감을 잡아가면서 ‘내가 이걸 할 수 있네?’ 하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한 게임, 한 게임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늘어나고, 그만큼 더 깊이 빠져든다.

어쩌다 시작한 당구가 이렇게 매력적인 취미가 될 줄 몰랐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스포츠. 당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면, 그냥 한 번 큐대를 잡아보는 걸 추천한다. 나처럼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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