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의 핵심 원리: 냉매의 순환
에어컨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려면, 여름에 바닥에 물을 뿌리는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더운 날 마당이나 도로에 물을 뿌리면, 금방 증발하면서 주변이 시원해진다. 물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에어컨도 이 원리를 이용해서 실내를 시원하게 만든다.
에어컨 안에는 "냉매"라는 특수한 액체가 들어 있는데, 이 냉매가 실내의 열을 흡수했다가 바깥으로 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실내를 시원하게 만든다. 이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냉매가 실내의 열을 흡수하면서 기체로 변함 (증발기)
에어컨이 실내의 더운 공기를 빨아들이면, 냉매가 그 열을 흡수하면서 액체에서 기체로 변한다.
바닥에 뿌린 물이 증발하면서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기체가 된 냉매를 압축해서 고온·고압 상태로 만듦 (압축기)
기체 상태의 냉매는 실외기로 이동하고, **압축기(컴프레서)**가 냉매를 강하게 눌러서 압력을 높인다.
공기를 손으로 세게 누르면 뜨거워지는 것처럼, 냉매도 압축되면서 온도가 올라간다.
실외기에서 냉매가 열을 바깥으로 방출하고 다시 액체로 변함 (응축기)
고온·고압 상태가 된 냉매는 실외기(응축기)에서 바깥 공기와 만나면서 열을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냉매는 다시 액체로 바뀌며, 버려진 열은 실외기의 팬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뜨거운 국을 식힐 때 바람을 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냉매가 다시 실내로 이동하여 차가운 공기를 만들 준비를 함 (팽창밸브)
액체 상태가 된 냉매는 팽창밸브를 지나면서 압력이 낮아지고,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렇게 차가워진 냉매는 다시 실내기로 돌아와 공기를 식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실내는 점점 시원해지고, 실외기는 뜨거운 열을 바깥으로 내보내게 된다.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내의 더운 공기를 냉매를 이용해 밖으로 내보내면서 시원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냉매가 실내에서 열을 흡수하고(증발), 압축되어 뜨거워졌다가(압축), 실외기에서 열을 방출하고(응축), 다시 차가워진 후(팽창) 실내로 돌아오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실내가 시원해지는 것이다.
결국, 에어컨은 바닥에 물을 뿌려서 시원하게 하는 것처럼, 실내의 열을 냉매에 실어서 바깥으로 내보내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