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면 왜 욕이 저절로 나올까?

평소에는 그렇게까지 욕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운전대만 잡으면 저절로 욕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신기하게도, 도로 위에서는 평소보다 감정이 더 격해지고,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도로 위에서는 다른 운전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행 중이라면 누군가가 앞을 가로막아도 "죄송합니다"라고 하면 넘어갈 수도 있고, 서로 표정이나 몸짓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운전 중에는 클락슨(경적)이나 헤드라이트 점멸 같은 간접적인 방법 외에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억울한 상황이 생겨도 풀 길이 없고, 답답한 감정이 욕으로 바로 튀어나오게 되는 것 같다.

또한 운전 중에는 순식간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태도가 강해지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 신호 위반하는 차, 느닷없이 급정거하는 차를 보면, 순간적인 스트레스가 쌓이고, 욕이 튀어나오는 일이 많다. 사람은 자신의 생명이나 안전이 위협받을 때 더 강한 감정 반응을 보이는데, 도로 위에서는 그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 더 쉽게 흥분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또 한 가지는 운전이 곧 경쟁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차가 막히는 도로에서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누가 방해하거나, 얌체 운전하는 차가 내 앞을 가로채면 마치 내 권리를 빼앗기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감정적으로 더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서 욕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

운전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도로 위의 모든 운전자가 다 내 성격과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일부러 감정을 조절하려고 해도, 막상 운전대 잡으면 다시 욕이 나오는 걸 보면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