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논쟁, 도를 넘은 비유는 독이 될 뿐
안철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토론 논란이 또다시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안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사용한 비유적인 표현과 이에 대한 민주당 측의 강한 반발이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유발 하라리와 대담을 갖기로 한 것에 대해 "공개 토론에서 꽁무니를 빼고 석학과 대담을 택했다"며 비판했다. 여기까지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세적 발언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에 이어진 표현이다. 안 의원은 이 대표의 태도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는 분명하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피습을 당해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이러한 사건을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고 희화화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안 의원은 인간이길 포기했나"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 의원의 발언은 상대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정치적 논쟁의 수위를 지나치게 높인 측면이 있다. 물론 정치적 경쟁에서는 강한 표현이 사용될 수밖에 없고, 상대의 행동을 공격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생명을 위협받았던 사건을 정치적 언쟁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공감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번 논란은 결국 정치권의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정책 토론에 대한 논쟁에서 출발했으나, 결국 감정적인 비난과 자극적인 표현이 오가며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정치적 대립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서로를 향한 독설이 아니라, 보다 생산적인 토론과 실질적인 정책 논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