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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과 학위 논란,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 이력과 학위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특히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공적 영역에 일정한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만큼, 과거 이력서와 논문에 반복적으로 드러난 허위·과장 기재는 매우 심각한 신뢰의 문제로 이어진다.

김 여사는 과거 대학 강사로 일하면서 여러 교육기관에 이력서를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초·중등학교 근무 경력과 대학교 강의 경력 등을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력서에는 ‘서울 대도초등학교 실기강사’ 경력과 ‘서울 광남중학교 교생 실습’ 경력이 적혀 있었지만,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두 학교 모두 김 여사의 근무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교생 실습에 대한 증빙은 숙명여대 측에서 확인되었으나, 실기강사로 근무했다는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끝내 제시되지 못했다.

대학교 강의 경력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었다. 서일대학교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한림대학교, 안양대학교 출강’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실제로는 ‘한림성심대학교’에서 강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영락고등학교 미술교사’로 기재한 경력 역시 실제로는 ‘영락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시간강사로 활동한 것이 전부였다. 안양대학교에서 3년 가까이 근무했다고 적은 부분도, 실제로는 한 학기만 강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경력의 허위 또는 과장은 단순한 착오로 보기에는 반복적이고 체계적이다.

학력 기재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김 여사는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으나, 이를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등으로 기재해 마치 일반 경영학과 석사 학위를 받은 것처럼 표현했다. 일반인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이러한 기재는 의도적인 학력 포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수상 경력에 대한 허위 기재도 드러났다. 김 여사는 ‘미술세계대상전 우수상’ 수상 경력을 이력서에 적었지만, 주최 측의 수상자 명단에 김 여사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우수상’ 역시 두 곳의 대학 이력서에 기재했지만, 해당 수상 연도에 김 여사의 이름이나 출품작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기억 착오나 오기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학위 논문 표절 의혹 역시 중요한 문제다. 김 여사의 석사 논문과 박사 논문 모두 여러 차례 언론 보도와 전문가 분석을 통해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고, 특히 숙명여자대학교는 2025년 1월 김 여사의 석사 논문에 대해 ‘표절로 판단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국민대 박사 논문은 학교 측이 ‘문제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표절 의혹을 제기한 학계 일각에서는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결과의 타당성에 여전히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2021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공식 사과를 하며 일부 허위 기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 외 다수의 의혹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해명이나 자료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논란은 오히려 흐려지거나 정치적 공방 속에 묻혀가고 있다. 대통령 배우자의 공적 책임을 감안할 때, 단순한 해명이나 “관행이었다”는 변명으로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특히 교육계와 학계에서 학력과 경력, 논문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만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투명한 검증과 설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얼마나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더 이상 침묵하거나 정치적 프레임으로 방어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진실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