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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정말 맞는 말입니다

얼마 전 우연히 친구와 미술관에 갔습니다. 저는 그냥 그림이 예쁘다, 색감이 좋다 정도밖에 못 느꼈는데, 친구는 작가의 의도, 시대적 배경, 기법 이야기까지 곁들이며 그림 한 점 한 점을 깊이 있게 감상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참 실감났습니다.

비단 미술뿐만이 아닙니다.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 준비 없이 가면 예쁜 풍경을 보고 사진 몇 장 찍고 오는 정도지만,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알고 가면 똑같은 장소에서도 훨씬 더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그냥 오래된 돌담길이 아니라, 수백 년을 버텨온 이야기로 다가오고, 평범한 시장 거리도 사람들의 삶과 정이 스며든 공간으로 보입니다.

책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습니다. 알고 듣는 음악과 그냥 흘려듣는 음악은 감동의 깊이가 다릅니다. 심지어 사람과의 대화도 그렇더군요. 관심 있고 이해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는 훨씬 풍부하고 즐겁습니다.

지식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어떤 대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가끔은 내가 너무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엄청난 의미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지 내가 그걸 볼 만큼 ‘알지 못했을’ 뿐이라는 걸요.

그래서 요즘은 뭐든 조금이라도 더 알고 보려고 합니다. 조금씩 공부하고, 조금 더 관심을 갖다 보면, 세상이 더 재미있고 풍성하게 느껴지니까요. 정말, 아는 만큼 보입니다. 그리고 많이 안다고 교만해지기보다, 많이 알수록 더 겸손해지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르는 게 여전히 너무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