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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양심, 그 애매한 기준

요즘 들어 ‘상식’이라는 말이 유난히 낯설게 들린다.
다들 상식을 말하지만, 정작 그 상식이 뭔지는 제각각이다.
누군가에겐 너무 당연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겐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일이 되는 걸 보면,
과연 상식이란 게 진짜 존재하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양심도 마찬가지다.
“양심 있으면 그렇게 못하지”라는 말은 자주 들으면서도,
그 양심이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양심이라고 여기는 것이 남에겐 위선이 되고,
누군가의 정의가 다른 이의 불편이 되는 걸 보면,
양심도 결국 각자의 경험과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기준일 뿐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상식과 양심이라는 단어를 믿고 싶다.
왜냐하면 그 두 가지가 없다면, 결국 사람 사이의 최소한의 신뢰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법이 없어도 서로 지켜야 할 선이 있고,
규칙이 없어도 지켜야 할 눈치가 있다는 걸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상식은 누군가에게 휘두르라고 있는 게 아니고,
양심은 남을 비난할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에 가까운 것 같다.

요즘 같은 세상일수록 남에게 상식을 강요하기 전에
내가 먼저 얼마나 상식적인 사람인지,
남을 탓하기 전에 내가 정말 양심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조용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식과 양심.
그 두 단어가 다시 따뜻하게 느껴지는 사회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