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 어니스트 베커

며칠 전 읽었던 책 중, 어니스트 베커의 「죽음에 관하여」라는 책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두려움이나 슬픔을 넘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이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그 두려움이 어떻게 우리의 행동과 사회를 지배하는지를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으로 풀어냅니다. 우리가 성공을 좇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의 이면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처음엔 무거운 주제라 쉽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점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나도 모르게 내 삶을 지배하고 있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면서도 어디선가 불안한 마음이 따라붙었던 이유가, 어쩌면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베커는 말합니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을 잊기 위해 끊임없이 영원불멸한 어떤 것에 매달린다고. 성공, 명예, 돈, 사랑 같은 것들이 때로는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한 방편이 된다고. 그 이야기가 너무 솔직해서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고 죽음을 두려워만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죽음을 직면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삶이 진짜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나도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대하게 되고, 의미 없는 경쟁이나 불안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솔직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마주하면서 오히려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죽음이라는 주제가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삶을 더 가볍게, 그러나 더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4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