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정책토론을 보고, 김문수와 이준석에게 더 실망했다
정책토론이라는 자리는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후보자들이 어떤 관점과 철학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의 비전을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번 5월 18일 대선 후보자 정책토론에서는 유독 김문수와 이준석 두 사람에게서 실망감이 크게 다가왔다. 김문수는 과거 노동 운동을 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균형감 있는 보수 정치인의 모습을 기대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토론에서는 그런 기대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말의 흐름은 정제되지 않았고, 핵심 없이 주변만 맴도는 답변들이 이어졌다. 중요한 질문에도 감정적 대응이나 과거 회상에 머무르는 장면이 많았고, 그 안에서 오늘날 사회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과 대안은 보이지 않았다. 발언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었고, 시대를 분석하는 눈보다 자기 주장에 대한 확신만이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이준석에 대한 실망은 결이 달랐다. 논리적이고 빠른 언변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치열한 토론에서 누구보다 설득력 있는 자세를 보여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것은 결국 상대방 발언을 끊고 자기식으로 정리해버리는 태도, 그리고 비판을 위한 비판이었다. 상대의 말을 왜곡하고, 핵심이 아닌 부분을 꼬집으며 논점을 흐리는 장면이 반복되었다. 단순히 말싸움에 능하다는 인상을 주었을 뿐, 실제로 정책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는 전달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공통적으로 자기 확신은 강하지만,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태도는 부족했다. 특히 이준석의 경우, 자신이 정리해버린 논리 바깥에 있는 의견은 ‘비합리’로 치부하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는 대화를 닫아버리는 방식이었다. 김문수는 정치 경험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시대 감각과 호흡하는 모습이 부족했고, 이준석은 신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정책토론에서 중요한 건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제대로 설명하고, 듣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번 토론은 그 점에서 두 사람 모두 아쉬움을 크게 남겼다.
2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