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

이준석은 왜 국민 밉상이 되었나

한때는 신선함의 상징이었다. 젊고 말 잘하고, 기존 정치판에서 보기 드문 언변과 논리력을 가진 인물. 그가 당대표로 선출되었을 때,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국민들에게 ‘믿고 보기 불편한 정치인’, 혹은 ‘밉상’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져 있다. 왜 이준석은 이런 평가로까지 가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말의 방식이다. 이준석은 논리적인 듯 말하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자기 식으로 요약하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토론이라기보다는 언어 싸움처럼 느껴지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피로감이 쌓인다. 정치를 말로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결국 공감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그는 갈등을 정면 돌파하기보다, 언론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당 내부 문제든, 당정 갈등이든, 모두 공개 발언으로 폭로하고 지적하는 방식이 많았다. 이런 행보는 한편으로는 투명성과 솔직함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잦아지면 결국 분열의 아이콘, 혹은 정치를 시끄럽게만 만드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상대 진영은 물론이고, 자기 진영 내부 인사들에게까지 날을 세우는 방식은 ‘정치적 소신’으로 이해되기보다는, ‘독선’과 ‘적개심’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공감과 설득 없이 비판만 반복하면, 사람들은 점점 그 말이 옳든 그르든 ‘듣기 싫은 소리’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의 ‘청년’ 이미지도 더 이상 장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는 기성 정치 문법을 깨는 젊은 감각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유연함보다는 자기 확신만 강한 모습이 부각됐다. 젊음은 에너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겸손과 성찰의 태도가 없을 때는 단지 미숙함이나 독선으로 읽히기 쉬운 위험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최소한의 ‘균형감’을 이준석이 자주 놓친다는 점이다. 내 편일 때는 과하게 감싸고, 내 편이 아니면 사사건건 꼬집는 이중적 태도, 그리고 정치적 책임을 지기보다는 피해자 프레임을 강조하는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인의 책임감보다는 개인의 억울함만을 강조하는 태도로 보이게 만든다. 이준석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영향이 가져오는 피로감도 커졌다는 것을 그는 모른 척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 밉상이 된 건, 그의 말 때문만이 아니라 그 말을 듣는 국민의 감정까지 고려하지 않은 방식 때문이다. 정치는 싸움이 아니라 설득이고, 토론은 이기기 위한 논리가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대화다. 이준석이 그것을 잊은 순간, 그는 더 이상 ‘새로운 정치인’이 아니라 익숙하지만 피곤한 정치인의 또 다른 얼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2주 전


이준석이 말 몇 마디만 들어도 짜증과 피곤함이 확 밀려옵니다. 처음엔 새롭다고 느꼈지만, 이제는 말꼬리 잡기와 얄팍한 계산만 남은 것 같아요. 솔직히 안철수 주니어라는 말,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은 많은데 남는 게 없습니다.

2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