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상식

달리기를 하면 흘린 땀보다 체중이 더 많이 빠지는 이유는?

달리기를 마치고 체중계를 올려다보면, 종종 예상보다 더 많은 체중이 줄어든 것을 보게 된다. 운동 후 옷이 흠뻑 젖을 만큼 땀을 흘렸다고 해도, 실제 줄어든 체중과 땀의 양은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단순히 수분 손실 때문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대사 작용과 에너지 소모의 복합적인 영향 때문이다. 1. 에너지 소비로 인한 체내 질량 감소 운동을 하면 근육은 저장된 탄수화물(글리코겐)과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든다. 이때 글리코겐 1g은 약 3~4g의 수분과 함께 저장되어 있는데, 운동을 통해 글리코겐이 사용되면 이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게 된다. 즉, 연료가 타면서 저장된 물도 함께 사라진다. 이것만으로도 체중은 실제 수분 손실보다 더 크게 줄어든다. 또한,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산화될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날숨과 땀으로 배출된다. 예를 들어 지방 1g을 태우면 대략 9kcal가 소비되고, 그 과정에서 물과 CO₂가 발생한다. 이들은 모두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몸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로 ‘연료’를 태우는 과정 속에서도 체내 질량 일부를 잃고 있는 셈이다. 2. 숨쉬는 것만으로도 체중이 줄어든다? 사실 놀랍게도 운동 중 소모되는 질량의 대부분은 ‘숨’으로 배출된다. 호흡을 통해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는 탄소 원자가 포함된 ‘물질’이다. 즉, 우리가 숨을 내쉴 때마다 몸의 일부가 공기 중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달리기를 통해 호흡량이 많아지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증가하게 되고, 그만큼 체내에서 ‘보이지 않는 무게’가 줄어든다. 3. 땀은 수분의 일부일 뿐 흘린 땀은 체온 조절을 위한 수분 손실이며, 즉각적인 체중 감소에는 큰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물 한두 잔을 마시면 금방 다시 원상복구된다. 하지만 대사작용을 통한 에너지 소비는 쉽게 복구되지 않기 때문에, 운동 직후 줄어든 체중의 일부는 실제로 소모된 질량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하면 운동 후 체중이 줄어드는 이유는 단순한 ‘땀 손실’ 때문만은 아니다. 호흡으로 빠져나간 탄소, 연료 사용으로 줄어든 체내 물질, 함께 소실된 저장수분 등 복합적인 생리 작용을 통해 몸은 실제로 ‘질량’을 잃는다. 물론 운동 직후의 체중 변화는 수분 변동에 크게 좌우되므로 장기적인 체중 감량을 평가할 때는 하루 이틀의 수치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땀보다 더 많은 것이 운동 중에 우리 몸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1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