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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마음이 버거운 날, 조용히 꺼내 읽는 책

살다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마음이 이유 없이 무거운 날이 있다.
그럴 땐 누군가의 위로보다는, 조용히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다.

이 책은 작가가 실제로 심리상담을 받으며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돼 있다.
문장 하나하나가 솔직하고, 감정이 지나치게 꾸며지지 않아 읽는 동안 오히려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
격려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옆에 앉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였다.

감정을 정리하는 게 어렵고,
괜찮아 보이지만 속은 늘 불안하고,
어떤 날은 그냥 숨 쉬는 것조차 피곤한 날이 있다는 걸
그 누구도 아닌 책 속의 문장이 먼저 알아봐 준 느낌이었다.

작가가 상담사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곧 내 마음속 질문처럼 느껴졌고,
상담사의 짧은 대답 속에서
나도 내가 왜 그런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읽는 동안 독자가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글이 어렵지 않아서 단숨에 읽히지만,
문장을 덮고 나면 오래 남는다.
특히 마음이 지치거나, 위로가 부담스러운 날이라면 더 잘 맞는다.

삶이 버겁고, 마음속에 혼자만의 생각이 많아질 때
이 책을 조용히 꺼내 읽어보면 좋겠다.
반드시 기분이 좋아지진 않더라도,
적어도 그 감정을 조금은 가볍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