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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자기 자신만 잘 알고 판단하면 된다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분위기가 격해진다.
친구 사이에도 금이 가고, 가족끼리 밥 먹다가 다투고, 온라인에선 서로를 ‘누구 편이냐’며 몰아붙인다.
그런 상황을 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정치란 결국 자기 자신만 잘 알고 판단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대화로 맞붙을 이유가 있을까?

정치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과 선택의 영역이다.
투표소에 들어가면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그 한 표는 누구의 설득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기준으로 내가 고민한 끝에 내리는 결정이다.
결국 정치는 자기 삶에 대한 이해와 성찰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타인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내가 옳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상대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때로는 단순히 이기고 싶어서.
하지만 그런 대화는 정보를 나누는 게 아니라 감정을 겨루는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정치 이야기가 소모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상대를 설득하려 들지만,
정작 상대는 설득당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세계 안에 있고,
그 세계를 무너뜨리는 말을 들으면 대화가 아니라 공격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정치적 입장에 대해 타인과 격렬하게 말다툼하기보다는
내가 왜 이 생각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나 정책이 정말 내 삶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고민해보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일 수 있다.

정치는 혼자서도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다.
그걸 굳이 끌어내 싸우는 주제로 만들 필요는 없다.
대화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것이지,
누가 더 옳은지를 겨루기 위한 무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이야기를 나누는 목적과 방식에 대해
이젠 우리 모두가 좀 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
소모적인 논쟁보다,
조용한 성찰과 선택이 더 힘 있는 정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