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단맛은 짧고 쓴맛은 오래간다
설탕을 입에 넣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초콜릿 한 조각, 달달한 음료 한 모금만으로도 피곤한 몸이 잠깐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짧은 단맛의 뒤엔 생각보다 길고 깊은 ‘쓴맛’이 따라온다. 설탕은 우리 몸에 즉각적인 에너지를 공급하지만, 그만큼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빠르게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졌다가, 곧바로 무기력해지고 졸리거나 더 허기지는 현상은 바로 이 혈당 롤러코스터 때문이다. 결국 더 많은 당분을 찾게 되고, 중독처럼 반복되는 사이클에 갇히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부른다. 지속적인 고당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지방간, 복부 비만,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뇌와 장,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쳐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고, 우울감이나 불안감과도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더 무서운 건, 우리가 설탕을 섭취하고 있다는 자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많은 양을 먹고 있다는 점이다. 음료, 소스, 빵, 시리얼, 심지어 김치나 장류 속에도 ‘숨겨진 당’이 들어 있다. 식단에서 설탕을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의식하고 줄일 수는 있다. 당장 단 것을 끊지 못하더라도, 덜 달게, 더 천천히, 덜 자주 먹는 습관만으로도 몸은 조금씩 달라진다. 단맛에 대한 민감도가 회복되면서, 예전처럼 달지 않아도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입 안의 단맛은 몇 초면 사라지지만, 그게 남기는 몸속의 흔적은 며칠, 몇 달, 몇 년을 따라다닌다.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건 단맛이 아니라, 그 단맛이 끝나고 나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1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