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 왜 칭찬에 목마른가
정치적 성향은 단순히 이념이나 정책 선호로 나뉘지 않는다. 그 밑바닥엔 삶의 방식, 사고의 습관, 그리고 감정적인 욕구 같은 것들이 깔려 있다. 요즘 보수 편을 드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정서가 하나 있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 칭찬에 대한 갈망이다. 보수는 흔히 결과와 책임, 효율과 경쟁을 강조한다. 과정보다 성과, 절차보다 결과, 공감보다 논리를 앞세우는 말들이 많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이런 식의 논리가 따라붙는다. "우린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만큼 존중받아야 한다." "성과를 냈는데 왜 욕을 먹느냐. 결과가 말해주지 않느냐." 이런 태도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은 사람의 심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인정받아야 할 만큼 잘 살아왔고, 그걸 비판하거나 깎아내리는 사람은 틀렸다’는 확신. 그 안에는 사실, 오랜 시간 수고로 쌓아온 삶이 무시당하는 데 대한 민감함이 숨어 있다. 그래서 보수적 정서를 가진 사람일수록 비판에는 쉽게 분노하지만, 칭찬에는 지나치게 약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무지한 자’로 여기고, 과정을 강조하는 사람을 ‘감성팔이’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 밑엔 사실 단순한 욕구가 있다. 인정받고 싶다, 잘했다고 말해달라. 사회가 점점 결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성과를 낸 사람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소외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수적 가치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기 삶의 정당성을 성과로 증명하려고 한다. 그러니 더더욱 ‘과정을 말하는 사람’이 눈엣가시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칭찬을 요구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인정에 굶주려 있는 모순적인 구조다. 물론 모든 보수 지지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다만 ‘보수를 대변하는 말들’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결은 결국 공정보다 인정, 정의보다 칭찬에 더 가깝게 닿아 있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정치적 대화는 늘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한쪽은 "우리는 이렇게 노력했다"고 말하고, 다른 쪽은 "그래도 그 방식은 옳지 않았다"고 말할 때, 진짜 충돌은 이념이 아니라 감정의 결핍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때론 질문을 바꿔야 한다. "무엇이 옳은가"보다 "무엇이 아팠는가"로. 그래야 비로소 말이 통할 수도 있다.
1주 전
어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이 한 번 바뀌면 지금까지의 모든 삶이 부정당한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마치 신념이 흔들리면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줄 아는 거죠. 그래서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면 반성보다 방어가 먼저 나오는 듯합니다.
1주 전
“반성보다는 방어”라는 표현, 정말 딱이네요. 자기를 돌아보기보다 지키는 데 급급해지면, 대화가 아니라 벽만 남는 것 같아요. 결국 아무도 설득되지 않고, 서로 더 멀어질 뿐이죠.
1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