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

"새 정치"를 외치던 안철수, 구 정치의 선두에 서다

처음 안철수가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다.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끼던 국민들에게 그는 ‘새 정치’의 상징처럼 보였다.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언어, 다른 태도, 다른 배경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대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가 걷고 있는 길을 보면 과연 처음의 그 사람과 같은 인물인가 묻게 된다. 지금의 안철수는 더 이상 ‘새 정치’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낡은 정치’의 방식과 감각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당을 만들었다가 합당하고, 탈당했다가 다시 합치고, 정권에 협조했다가 또 거리두기를 선언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정치 계산으로 보일 뿐이다. ‘중도’라는 말 뒤에 숨은 이 모호함은 결과적으로 그가 지지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책임감보다는 정치적 생존을 택한 모습이 여러 번 반복됐다. 때로는 여권의 대안으로, 때로는 야권의 조정자로 스스로를 포장하려 했지만, 결국은 정치의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머물렀다. 가장 뼈아픈 건, 이제 그를 ‘기존 정치인 중 한 명’으로 보는 국민의 시선이다. ‘새 정치’라는 말 자체가 이제는 빈 껍데기처럼 들리는 지경이다. 그리고 그 상징의 붕괴는 단지 한 정치인의 몰락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 자체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더 치명적이다. 그는 이제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정말 나는 ‘정치 혁신’을 외치던 그때와 같은 마음인가. 아니면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인가. 국민은 이미 대답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6일 전


이 글을 보고 나니, 이준석에 비하면 안철수는 정말 양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안철수는 본인의 언행에 어느 정도 선은 지키려고 했고,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혐오를 부추기지는 않았다. 실망스러운 면은 있어도 최소한의 품격은 남아 있었다고 본다.

6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