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선을 하는지 모르는 채, 또다시 같은 선택을 한다는 것
우리는 한때 대통령이 파면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국민의힘의 전신 세력이 국가의 질서를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비상계엄까지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고, 수많은 증언과 정황은 그것이 단순한 문서 검토가 아니었음을 암시했다. 결국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했고,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한 번 외쳤다. 그렇게 해서 바뀐 정부, 그 이후의 정치. 많은 논란과 실망이 있었을지라도, 그 모든 출발점은 분명히 하나였다. 헌법과 상식을 벗어난 통치를 멈춰 세우자는 국민의 의지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왜 대선을 치르고 있는가. 정말 이 모든 일을 잊은 것일까. 정치는 과거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과거를 잊은 선택은,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든다. 아무리 실망스러웠던 상대 정권이라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선택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길은 아닌지, 정말 이 선택이 나와 우리 모두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 누구를 찍는가가 아니라, 왜 찍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건 정치적 지지의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인 상식과 기억에 대한 문제다.
3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