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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권한, 그 미묘한 차이에 대하여

우리는 일상 속에서 흔히 "권력(power)"과 "권한(authority)"이라는 단어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와 조직, 나아가 인간관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권력은 '할 수 있는 힘'이고, 권한은 '해도 되는 허락'입니다. 권력은 물리적인 힘일 수도 있고, 지위나 정보에서 비롯된 영향력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행사하는 모든 권력이 정당한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면 권한은 사회적, 제도적, 혹은 윤리적으로 부여된 정당한 자격입니다. 같은 상사라도 회사의 규정과 윤리 기준 안에서만 권한이 인정되는 것이지, 직책만 있다고 해서 무조건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권력이 권한을 압도할 때 생기는 문제들 사회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권력이 권한을 넘어서는 순간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무원이 사적 이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할 때, 우리는 그것을 ‘부패’라 부릅니다. 기업의 CEO가 규정을 무시하고 지인 채용을 밀어붙일 때, 그것은 ‘갑질’이 됩니다. 한 가정에서 누군가가 경제력을 바탕으로 가족을 억압한다면, 그것은 ‘가정 내 권력 남용’입니다. 이처럼 권력은 자칫하면 권위주의, 강압, 불평등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그에 반해 권한은 항상 책임과 절차를 동반하기 때문에 남용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기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을 감시하고, 정당한 권한만이 행사되도록 만드는 제도와 감성입니다. 민주주의의 핵심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이 선출한 대표가 권력을 행사하되,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 내에서만 행동하도록 감시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선거를 하고, 언론을 주시하며, 시민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자녀보다 강한 권력을 가졌지만, 자녀를 사랑하고 이끌어야 할 ‘권한’은 항상 이해와 존중 위에서만 정당성을 갖습니다. 교사와 학생, 상사와 직원, 남성과 여성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가끔 "내가 이 정도는 해도 되는 사람 아니야?"라고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권력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권한은 쌓고 증명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을 혼동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리더입니다. 진짜 어른이고, 진짜 책임 있는 시민입니다.

14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