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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이미 와 있다 — 그리고 우리 안에 있다

외계인은 언제 올까?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접시, 금속으로 된 몸체, 이상한 소리로 말하는 존재들… 우리는 늘 그런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혹시 그들은 이미 와 있는 건 아닐까요? 다만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라, 훨씬 더 교묘하고 은밀한 방식으로요. 정체불명의 존재, 장내 미생물 우리 몸 안에는 약 100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우리 몸의 세포보다 많은 숫자고, 유전자 수로 보면 인간 유전자의 100배가 넘는 정보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무엇을 먹을지, 기분이 어떨지, 잠을 잘지 말지, 심지어 누구를 좋아할지까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묻게 됩니다.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혹시 외계 생명체는 ‘우리 몸 안’에서 활동 중인 건 아닐까? 외계인이란 꼭 먼 행성에서 와야만 할까요? 지구의 생명체 같지 않은 작동 방식, 독립적인 유전자 체계, 자기 복제를 통한 생존, 숙주를 조종하는 능력…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존재가 이미 우리 안에서 살고 있다면요? 그들은 외계에서 온 씨앗처럼 우리 몸속에 뿌리내리고, 우리를 숙주 삼아 살아가고, 때론 우리의 행동마저 좌우합니다. '군것질이 당기는 이유',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는 이유', '누군가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 이유'… 이런 감정조차도 그들의 생존 전략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싸우지 않는다, 설득한다 무서운 건 이 외계 생명체들이 총을 들고 싸우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설득합니다. "그걸 먹어, 지금 당장." "이건 네가 원한 거야." "한 입만 더…" 그리고 우리는 그 지시에 순순히 따릅니다. 내 생각이라 믿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시킨 대로 했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진짜 외계인은 UFO도, 이상한 생물체도 아닐지 모른다.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지배하고 있는 존재들, 그게 바로 우리의 장내 미생물이고, 어쩌면 우리가 늘 기다리던 ‘그들’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완벽한 침투 방식이 또 있을까?

16시간 전